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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패션 인력 미스매치, 왜 진로 지원이 교실 단계로 내려가야 하나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8월 12일부터 9월 22일까지 전국 13개 특성화고 섬유패션전공 학생 568명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진로설명회'를 열었다.

섬유패션 인력 미스매치, 왜 진로 지원이 교실 단계로 내려가야 하나

업계는 일할 사람을 찾지 못하고, 학생은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몰라 망설인다. 섬유패션 산업의 인력 문제는 결국 이 간극을 어디서부터 좁히느냐의 질문으로 모인다. 채용 시장에 들어온 뒤에야 산업을 이해시키는 방식으로 충분한가. 한국섬유산업연합회(회장 최병오, 이하 섬산련)는 그 접점을 특성화고 교실로 앞당기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섬산련은 지난 8월 12일(수)부터 9월 22일(화)까지 전국 13개 특성화고를 대상으로 '섬유패션 특성화고 찾아가는 진로설명회'를 개최했다. 참여 학교는 서울공고, 춘천한샘고, 인천미래생활고, 군자디지털과학고, 안양공고, 예림디자인고, 성동글로벌경영고, 아현산업정보학교, 대구공고, 경북공고, 영남공고, 경기경영고, 경남공고이며, 섬유패션전공 학생 568명이 참여했다.

이 행사는 산업통상부가 지원하는 '섬유산업 인적자원개발협의체(SC) 지원' 사업의 일환이다. 섬산련은 섬유패션 분야 특성화고 학생들의 산업 현장 이해도를 높이고, 개인별 성향과 비전에 맞춘 진로 선택을 지원해 업계의 인력 미스매치를 해소하는 데 목적을 두고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미스매치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역량과 구직자가 갖춘 역량·희망이 서로 어긋나는 현상을 말한다.

올해 달라진 점은 지역 범위다. 기존 수도권과 춘천, 대구 지역에 이어 부산 지역까지 대상을 확대해 전국 단위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진로 탐색 기회를 제공했다는 것이 섬산련의 설명이다. 인력 공급의 출발점이 특정 권역에 몰려 있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접점을 지역으로 넓히는 일은 프로그램 설계의 기본 조건에 가깝다.

콘텐츠는 현업 경험에 무게를 뒀다. 이랜드, LF 등 국내 주요 패션기업 출신의 현업 전문가와 대표 강사진이 강연자로 나섰다. 강연에서는 AI 전환과 ESG 경영 트렌드 속 패션 산업의 변화, MD·디자이너·마케터 등 직무별 요구 역량을 다뤘다. 여기에 생성형 AI 시대에 맞춘 자기소개서 작성법과 패션 창업 가이드 등 실전 노하우도 공유했다. 산업 전반의 흐름과 개별 직무, 그리고 취업 서류라는 구체적 관문까지 한 흐름으로 묶은 구성이다.

진행 방식도 일방향 강의에 머물지 않았다. 섬산련은 스펙, 학력, 취·창업 등 학생들의 현실적인 고민을 바탕으로 한 '참여형 진로상담'과 'QR코드 기반 실시간 질의응답 시스템'을 현장에 적용해 참여율과 몰입도를 높였다고 밝혔다.

성과는 숫자로 제시됐다. 응답률 79.6%를 기록한 만족도 조사에서 응답자의 80.0%가 이번 설명회가 실제 진로 결정에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눈여겨볼 대목은 학생들의 고민 지점이다. 취업 준비 시 가장 고민하는 요소로 '적성에 대한 고민'이 56.2%, '취업 희망 기업 탐색'이 33.1%로 나타났다. 향후 필요한 지원책으로는 입사서류 작성 및 면접 연습(37.7%)과 희망 직군 맞춤형 1:1 취업 멘토링(37.7%)이 같은 비율로 꼽혔다.

현장의 평가도 나왔다. 서울공고 오은희 부장은 "국내 유명 기업 출신 전문가의 현장감 있는 강연을 통해 학생들이 다양한 진로 방향을 모색하고, 산업 현장의 생생한 경험을 접할 수 있어 매우 유익했다"며 "향후에도 이와 같은 지원이 지속해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를 사업 구조의 관점에서 읽으면 과제는 분명해진다. 이는 기자의 해석이다. 학생들의 고민이 적성과 기업 탐색이라는 '방향 설정' 단계에 몰려 있는 반면, 요구하는 지원은 서류·면접과 1:1 멘토링이라는 '개인 맞춤' 단계에 걸쳐 있다. 다수를 대상으로 한 설명회가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다면, 다음 단계는 개인 단위로 쪼개진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강연형 프로그램은 넓게 닿을 수 있지만 개별 학생의 진로 결정까지 끝까지 동행하기는 어렵다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섬산련도 이 방향을 계획에 담았다. 섬산련은 향후 섬유패션 전공 학생들을 대상으로 1:1 취업 멘토링, 포트폴리오 및 면접 준비 등 체계적인 진로 프로그램을 강화해 산업계가 요구하는 미래 인재 양성과 기업 맞춤형 취업 지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논평하자면, 관건은 확대된 지역과 참여 학생 규모를 유지하면서 맞춤형 지원의 밀도를 얼마나 높일 수 있느냐다. 인재 양성 사업이 일회성 행사에서 진로 결정과 채용까지 이어지는 연결 구조로 전환될 수 있을지가 섬산련이 풀어야 할 다음 의사결정 과제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