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에베(LOEWE)가 2027 봄-여름 컬렉션을 공개했다. 잭 맥콜로와 라자로 에르난데스는 이번 컬렉션에서 친근하게 느껴지는 옷,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옷, 갖고 싶은 옷을 화두로 직관적이면서도 즉각적인 끌림을 주는 현실적인 스타일을 제시했다. 브랜드는 정체성과 삶의 경험, 감정으로 빚어낸 이번 룩이 신체적인 감각을 전하는 동시에 지극히 감성적이며, 몸이 직접 느끼는 반응과 피부에 닿는 패브릭의 촉감, 일상의 리듬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컬렉션 전반에는 미국식 실용주의가 흐른다. 중심에는 디자이너들의 유년기와 패션관을 형성한 뉴잉글랜드 특유의 편안함, 그리고 당시 그들 곁에 있던 여성들의 감각적인 스타일이 자리한다. 익숙한 의상의 원형은 한층 부드럽게 다듬어지는 한편 예상을 깨는 방식으로 비틀렸다. 폴로 셔츠는 더위 속에서 벗었다가 서둘러 다시 입은 듯 거꾸로 재단됐고, 심플한 형태의 바스켓볼 저지는 시폰 소재에 비즈 프린지를 장식한 슬립 드레스 실루엣으로 이어진다.
가벼운 니트와 트렌치 코트에는 선글라스용 레진 칼라가 더해졌다. 보트 슈즈는 한층 부드러운 구조에 대비되는 컬러의 레이스를 더해 완성됐으며, 아노락은 실크로 제작돼 맨살 위에 가볍게 걸쳐지도록 했다.
스페인 바로크 스타일은 이러한 익숙한 원형과 어우러진다. 컬러 블록, 번지듯 이어지는 색감, 햇빛을 받아 색이 변한 듯한 네온 컬러가 빛바랜 스웨이드와 함께 등장한다. 미국 모더니즘의 선과 면은 곳곳에서 바로크적 디테일과 만나는데, 네크라인의 화려한 장식과 허리 라인의 트임, 번지 코드로 묶어 연출한 회화적인 새시와 드레이프, 주름 디테일이 과감한 쉐입을 만들어낸다. 로에베는 이를 통해 스페인 특유의 감각이 하나의 스타일을 넘어 감정적이고 극적인 아우라를 드러낸다고 밝혔다.
새롭게 선보이는 파시토 백은 클래식한 박스 구조 위에 유연한 나파 소재의 더스트 백을 덧씌운 디자인이 특징이다. 새틴 스카프의 친숙한 플로럴 패턴은 전통 투우사 의상인 탈레기야(taleguilla) 스타일의 팬츠와 치노, 드레스 등에 적용됐다.
180년에 걸친 하우스의 헤리티지도 자유롭게 재해석됐다. 로에베가 1960년 최초로 제작한 의상인 오로 스웨이드 블레이저가 새로운 감각으로 다시 등장했고, 스페인 회화의 모티브를 담은 실크 타이는 하우스 아카이브에서 직접 가져왔다. 가죽 공예 기술 역시 확장됐다. 몰딩 기법을 적용한 플롱제 나파 소재는 짧은 길이의 트라페즈 드레스로 거듭났고, 하우스의 시그니처인 플라멩코 매듭과 루싱 디테일은 캔버스 텍스처를 살린 스웨이드 쇼퍼 백 내부에 구현됐다.
헤리티지와 가벼움, 편안함의 결합은 레이어링에서도 드러난다. 겹겹이 쌓은 레이어를 하나씩 벗겨내 그 아래의 사람 자체를 드러낸다는 구상이다. 스트라이프 재킷과 셔츠 드레스는 가죽을 얇게 깎아내는 스카이빙 기법으로 제작돼 그래픽적인 정교함과 여름에 어울리는 가벼움을 함께 갖췄다. 반투명 글라스 비즈를 엮은 시어 드레스와 스커트는 맨몸에 비치 타월을 두른 듯한 쉐입을 완성했다.
액세서리에서는 힐에 얇은 새틴 보우를 더했고, 퍼즐 백은 깃털처럼 가벼운 이스트-웨스트 형태의 퍼즐 참으로 진화해 손에 쥐거나 클러치처럼 연출할 수 있도록 했다. 로에베는 이번 컬렉션이 착용하는 이가 어떻게 숨 쉬고 살아가는지에 따라 매번 새로운 형태를 그려내며, 각자의 자전적인 이야기에 뿌리를 둔 스타일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